과수원길 / 박 화 목
동구 밖 과수원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이얀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솔
둘이서 말이 없네.
얼굴 마주보며 생긋
아카시아꽃 하얗게 핀
먼 옛날의 과수원 길.
누군가와 말없이 걷고 싶은 길 
신수정·문학평론가
 
 

 

 나무와 연못 / 유 경 환 

 
봄이 왔다 
새들이 가지에 앉아 노래했다 
나무가 말했다 
고맙다 
그러자 연못이 입을 열었다 
나도 잘 들었어 
물이나 한 모금씩 마시고 가렴 
새들이 포롱포롱 물 마시고 갔다. 
<2007>
새가 나무와 연못에 보내는 '작별 인사'
장석주·시인 


   
Love Bird / James Last Orchestra


 병아리 / 엄 기 원

조그만 몸에 
노오란 털옷을 입은 게 
참 귀엽다. 
병아리 엄마는 
아기들 옷을 
잘도 지어 입혔네. 
파란 풀밭을 나가 놀 때 
엄마 눈에 잘 띄라고 
노란 옷을 지어 입혔나 봐. 
길에 나서도 
옷이 촌스러울까 봐 
그 귀여운 것들을 
멀리서 
꼬꼬꼬꼬 
달음질시켜 본다. 
(1997)
털옷 입은 '아기'가 사랑스러워
신수정·문학평론가 
 Any Dream Will Do / Jason Donovan  

 

 옹달샘 / 한 명 순 
조그만 손거울 
숨겨 두고 
하늘이 날마다 
들여다본다.
산속에 숨겨둔 
옹달샘 거울
가끔씩 달도 
보고 간다. 
(2005)
 
하늘이 감춰둔 거울
장석주·시인 

Crystal Rain / Wang Sheng Di


 

씨 하나 묻고 / 윤복진 
봉사 나무 
씨 하나 
꽃밭에 묻고, 
하루 해도 
다 못 가 
파내 보지요, 
아침 결에 
묻은 걸 
파내 보지요. 
(1949) 
아이들은 '호기심 천사'
신수정·문학평론가 

흙의노래 / 장수경 

 

 아름다운 것 / 오 순 택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아기다.
아기의 눈.
아기의 코.
아기의 입.
아기의 귀.
그리고
아기의 손가락 
아기의 발가락.
아기는 
이따가 필 꽃이다. 
(2005)
아기의 '아름다움'에 말문 막힌 시인 
장석주·시인 

THE PRAYER / CECILIA



 호 박 꽃 / 안 도 현
호호호호 호박꽃
호박꽃을 따버리면
애애애애 애호박
애호박이 안 열려
호호호호 호박전
호박전을 못 먹어
(2007)
소리가 전해주는 행복 
신수정·문학평론가 

아기 조롱박 / 이승민 작사 / 김성봉 작곡



 귤 한 개 / 박 경 용
귤 
한 개가 
방을 가득 채운다. 
짜릿하고 향긋한 
냄새로 
물들이고 
양지쪽의 화안한 
빛으로 
물들이고
사르르 군침 도는 
맛으로 
물들이고
귤 
한 개가 
방보다 크다. 
(1984)
방안을 가득 채운 귤 향기
장석주·시인 

Pavane / Tol & Tol

 

도토리나무가 부르는 슬픈 노래 / 권 오 삼
아이구 못 살겠네
성미 급한 사람들 땜에
빨리빨리 도토리를 떨어뜨리지 않았다간
골병 들어 죽겠네
너도나도 커다란 돌덩이로
내 몸뚱이를
마구 두들겨 대서.
떨어뜨리세 떨어뜨리세
얼른얼른 떨어뜨리세
저 욕심쟁이들 머리 위로
내 작고 귀여운 열매
어서어서 떨어뜨리세
눈물처럼 똑, 똑, 똑.
(2001)
똑,똑,똑… 떨어지는 도토리나무의 눈물 
신수정·문학평론가 

The Salley Gardens / 임 형주


 초록바다 / 박 경 종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초록빛 바닷물에 두 손을 담그면 
파란 하늘빛 물이 들지요. 
어여쁜 초록빛 손이 되지요. 
초록빛 여울물에 두 발을 담그면 
물결이 살랑 어루만져요. 
우리 순이 손처럼 간지럼 줘요. 
(1962) 
바다에 빠진 몸과 마음, 온통 초록빛으로
장석주·시인

초록바다 / 한국챔버코랄의 2002년 연주실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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