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김 기 림 
사월은 게으른 표범처럼
인제사 잠이 깼다.
눈이 부시다
가려웁다
소름친다
등을 살린다
주춤거린다
성큼 겨울을 뛰어 넘는다.
(1946) 
잠을 깬 모더니스트의 '열망' 
[신수정·문학평론가] 

Heykens Serenade / New London Orchestra


 섬집 아기 / 한 인 현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1950년>


섬집아기 / 이선희 & 용재오닐


 

 과꽃 / 어 효 선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과꽃 예쁜꽃을 들여다 보면
꽃속에 누나얼굴 떠오릅니다.
시집간지 온 삼년 소식이 없는
누나가 가을이면 더 생각나요
(1953) 

꽃 닮은 누나… 보고 싶은 우리 누나 신수정·문학평론가

과꽃



 엄마가 아플 때 / 정 두 리 
조용하다.
빈집 같다.
강아지 밥도 챙겨 먹이고
바람이 떨군
빨래도 개켜 놓아 두고
내가 할 일이 뭐가 또 있나.
엄마가 아플 때
나는 철든 아이가 된다.
철든 만큼 기운 없는
아이가 된다.
(1988) 

엄마 없는 생활의 '그림자' 장석주·시인

Mother / Isla Grant



오빠 생각 / 최 순 애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때 
우리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며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기럭 기럭 기러기 
북에서 오고
귓들 귓들 귀뚜라미 
슬피 울건만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1925)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단어 '오빠' 
신수정·문학평론가

오빠생각 / 이선희


 감자꽃 / 권 태 응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1948]
자연에 순응하는 생명의 경이로움[장석주]

 

                 

                           감자꽃 / 충주KBS어린이합창단과 민들레의노래



 콩, 너는 죽었다 / 김용 택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1998)

오르골 연주


 

 나뭇잎 배 / 박 홍 근 
낮에 놀다 두고 온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푸른 달과 흰 구름 둥실 떠가는
연못에서 사알 살 떠다니겠지.
연못에다 띄워 논 나뭇잎 배는
엄마 곁에 누워도 생각이 나요.
살랑살랑 바람에 소곤거리는
갈잎 새를 혼자서 떠다니겠지.
(〈1955〉)

나뭇잎 배 / 이선희


 풀잎2 / 박 성 룡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 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버리거든요. 

Wooden Heart / Billy Vaughn



 고향의 봄 / 이 원 수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 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고향의 봄 / 선명회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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