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우니까 사람이다 / 정호승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 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 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 삶을 묻는 너에게 /용혜원 ◈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무엇이라고 말해 줄까 아름답다고 슬픔이라고 기쁨이라고 말해 줄까 우리들의 삶이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단다 우리들의 삶이란 나이 들어가면서 알 수 있단다 삶이란 정답이 없다고들 하더구나 사람마다 그들의 삶의 모습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 아니겠니?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말해주고 싶구나 우리들의 삶이란 가꿀수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살아갈수록 애착이 가는 것이라고 ====================================== 쉽지 않은 삶이지만... 열심히 살아 봅시다.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 용혜원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날아갈 듯한 마음에 가슴벅찬 노래를 부르며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들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사람에게 가벼운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이 떠가는 이야기를 묻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밤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돌아올 때는 비밀스런 이야기로 행복한 웃음을 띄우겠습니다.

                 

                 

                Orest Kiprensky

                Portrait of Alexandr Pushkin, 1827

                Oil on Canvas

                The Tretyakov Gallery, Moscow, Russia

                 

                "러시아 시(詩)의 태양"이라고 일컬어지는

                알렉산드르 푸쉬킨은 러시아인들이

                가장 존경하고 사랑하는 문학가 중 한 사람입니다.

                푸쉬킨은 자신의 시를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어쩌면 푸쉬킨의 삶이 그대로 녹아 있는 시가 아닐까 싶네요.

                 

                알렉산드르 푸슈킨

                (Aleksandr Sergeevich Pushkin )

                1799년 6월 6일 출생

                1837년 2월 10일 사망

                 

                 

                알렉산드르 푸쉬킨(Alexandr Pushkin)이

                아프리카 흑인(어머니의 증조할아버지가

                Abram Petrovich Gannibal로 아프리카 족장의 아들로

                러시아인에게 노예로 팔려

                표트르 대제에게 바쳐졌다가

                나중에 표트르 대제의 신임을 얻고 

                귀족계급까지 오름)의 후손으로

                푸쉬킨이 러시아 문학에 남긴 업적은

                대단하다 할수 있습니다.

                 

                 

                 

                뿌쉬낀은 세속적인 의미의 불행한 삶을 살았다. 평생 부모의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었고 경제적 곤란에 시달렸으며 권력의 탄압을 받았다. 그는 권력, 금전의 예속을 싫어했다. 그가 일관되게 추구했던 것은 인간으로서의 자유, 시인으로의 자유였다. 뿌쉬낀은 운명, 권력, 금전에 저항한 저항시인이다. 그는 자유의 구현 수단으로 창작과 사랑을 택했다. 그의 시는 대부분 시인의 자유와 사랑을 모티브로 삼고 있다. 그에게 창작, 사랑, 자유는 동의어였다. 그는 자유를 갈구했기에 영혼과 심장의 목소리가 담긴 시를 남겼다. 사랑을 갈구했기에 그는 수많은 여성에게 자신의 모든 것, 영혼과 육신을 바쳤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러시아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의 서정시는 글링까 같은 작곡가에 의해 음악으로 나타나고, 그의 시, 소설과 드라마는 무쏘르그스끼와 차이꼬프스끼등에 의해서 오페라와 발레곡 만들어졌다.

                 

                 

                푸쉬킨에게는 나탈랴 푸쉬키나(결혼전 성은 Goncharova)라는

                어여쁜 아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내는 푸쉬킨을 속이고 네덜란드 외교관인

                단테스 데 헥케른(D'Anthes-Heeckeren)남작과 염문을 뿌리게 되지요.

                단테스와 나탈랴가 내연의 관계라는 소문은 러시아 사교계에 쫙 퍼지게 되고

                나중에는 푸쉬킨의 귀에까지 흘러 들어가게 됩니다.

                여하튼 불쾌한 소문을 접한 푸쉬킨은 분을 참지 못하고

                단테스에게 결투를 신청하게 됩니다.

                결국 1837년 1월 27일 상뜨 뻬쩨르부르크에서

                 

                두 사람의 운명적인 결투가 있었습니다.

                 이 결투에서 푸쉬킨은 단테스가 첫 발로 쏜 총알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고

                이틀 후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단테스는 나탈랴 여동생의 남편으로

                푸쉬킨에게는 처제의 남편이었습니다.

                푸쉬킨의 정적들이 푸쉬킨을 제거하기 위해

                헛소문을 퍼뜨렸다는 설도 있습니다.) 

                 

                후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는 명시를 지은 시인 푸쉬킨은

                아내의 속임에 노여워하는 바람에 슬픔의 날을 맞이하고야 말았던 겁니다.

                만약 아내가 자신을 속였을지라도 푸쉬킨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전세계의 독자들은 주옥같은 그의 작품을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아내 나탈랴 푸쉬키나는

                팜므 파탈로 불러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뿌쉬낀의 부인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Если жизнь тебя обманет
                                                          Не печалься, не сердись 
                                                            В день уныния смирись:
                                                         День веселья, верь, настане

                                                              Сердце в будущем живе
                                                              Настоящее уныло:
                                                         Все мгновенно, все пройдет;
                                                         Что пройдет, то будет мило.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것.
                                                         마음은 언제나 미래에 사는 것.
                                                              그리고 또 지나간 것은
                                                             항상 그리워지는 법이니.

                                         

                                                   

                                              

                 

                 

                 풀꽃의 노래 / 이해인 시 . 이수진 작곡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 - - - - - - - - - - - - - -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사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구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노래 / 성바오로딸수도회 / '사랑의 이삭줍기 3'중

                 

                  

                가난한 이름에게  / 김남조

                이 넓은 세상에서
                한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여인을 만나지 못해
                당신도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까

                검은 벽의
                검은 꽃 그림자 같은
                어두운 향료

                고독 때문에
                노상 술을 마시는 고독한 남자들과
                이가 시린 한겨울 밤
                고독때문에
                한껏 사랑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얼굴을 가리고
                고독이 아쉬운 내가 돌아갑니다.

                불신과 가난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때문에
                어딘지를 서성이는
                고독한 남자들과
                허무와 이별
                그중 특별하기론 역시 고독때문에
                때로 골똘히 죽음을 생각하는
                고독한 여인네와

                이렇게들 모여 사는 멋진 세상에서
                머리를 수그리고
                당신도 고독이 아쉬운채 돌아갑니까

                인간이라는 가난한 이름에
                고독도 과해서 못가진 이름에
                울면서 눈감고
                입술을 대는 밤

                이 넓은 세상에서
                한 사람도 고독한 남자를 만나지 못해
                나는 쓰일모 없이 살다 갑니다 
                    
                 

                 

                 
                Soliloquy(독백) / Youn Sun Nah 

                              
                 

                                                        


                                                                  가을 빛


                                                         가을엔 바람도 하늘빛이다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들도


                                                                기도의 말들도


                                                             모두 너무 투명해서


                                                             두려운 가을빛이다

                                                        들국화와 억새풀이 바람 속에


                                                       그리움을 풀어헤친 언덕길에서 


                                                  우린 모두 말을 아끼며 깊어지고 싶다


                                                                  -이해인님 글-

                
                
                
                
                
                꽃을 보려면 / 정호승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고요히 눈이 녹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지기를 기다려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어머니를 만나려면 
                들에 나가 먼저 봄이 되어라 
                꽃씨 속에 숨어 있는 
                꽃을 보려면 
                평생 버리지 않았던 칼을 버려라 
                


                          비도 오고 너도 오니 / 이 해 인


                          구름이
                          오래오래 참았다가
                          쏟아져 내려오는
                          그리움인가 보지?

                          비를 기다리면서
                          아침부터 하늘을 올려다보고

                          너를 기다리면서
                          아침부터 내내 창밖을 내다보던 날

                          맑게 젖은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

                          비도 오고
                          너도 오니
                          너무 반가워 눈물이 난다
                          친구야...

                          내 마음에 맺히는 기쁨의 빗방울
                          영롱한 진주로 키워
                          어느 날 다시 너에게 보내줄게.
                          
                            
                                  이루마 / Kiss The Rain (잠시 기다렸다가 클릭~~)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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