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345)/ 이탈리아
몬테 성(Castel del Monte; 1996)
풀리아 주[Puglia Region] 바리 현[Province of Bari] 안드리아와 코라토[Communes of Andria and Corato]에 위치한 몬테 성은 13세기에 황제 프리드리히 2세에 의해 바리(Bari) 부근에 축조된 성이다. 프리드리히 2세는 성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설계했는데 성의 위치와 배치를 수학적・천문학적으로 정확하게 배열하였고, 성의 모양도 완벽하고 균형 잡힌 형태로 만들었다. 중세 군사 건축물의 독특한 양식인 몬테 성은 고전 고대(古典古代; classical antiquity) 양식, 이슬람 동방 양식, 북부 유럽의 시토 수도회의 고딕 양식 등의 요소가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다.
형식적인 완벽함과 고전 고대 양식, 이슬람과 북유럽 양식을 조화롭게 융합시킨 몬테 성은 중세 군사 건축물의 독특한 양식이며, 설립자인 프리드리히 2세의 인본주의를 반영하고 있다. 프리드리히는 1197년 당시 3세의 나이로 그의 아버지 황제 헨리 6세의 뒤를 이었다. 1250년까지 재위하는 동안, 프리드리히는 당시 남부 이탈리아에 속해 있던 시칠리아를 통솔하기 위해 사회 규범을 도입하였고, ‘남부 르네상스[Southern Renaissance]’로 알려진 집중적인 문화 활동 시대를 열었다. 그는 위대한 문화 추종자였고, 여러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았으며, 수학과 천문학 그리고 자연과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아랍・그리스로부터 수많은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궁에 초빙하여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아베로에스(Ibn Rushd)・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eos)・갈레노스(Claudios Galenos) 등의 작품들을 라틴 어로 번역하도록 하였으며, 나폴리에 대학을 설립하기도 했다. 다방면에 걸친 그의 재능은 그로 하여금 ‘스투포르 문디(Stupor Mundi; ‘세계의 경이’라는 뜻)’라는 별칭을 얻게 했다. 그는 또한 국민들에게 경제적・사회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통치자였다. 그러나 그는 독일에서와 달리 이탈리아에서는 봉건제도를 장려하는 절대 군주였다. 이러한 이유와 방어의 목적으로 그는 아풀리아(Apulia), 칼라브리아(Calabria)와 시칠리아(Sicily)의 영지에 강력한 성과 요새를 많이 지었다. 그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컸던 곳이 바로 카스텔 델 몬테[몬테 성]였다. 1240년에 몬테 성이 완성되자 그는 이곳을 자신의 영구적인 궁전으로 삼았다. 1250년 프리드리히 2세의 죽음과 함께 호엔슈타우펜(Hohenstaufen) 가문이 권력을 잡자 이 지역은 약화되었으며, 앙주 왕가는 이곳을 15세기 중반까지 통치하였다. 몬테 성은 더 이상 권력의 중심에 있지 않았다. 이 시대 다른 성들처럼 19세기까지 요새와 막사로 이용되었고, 약탈과 반달리즘[공공 기물 파손]과 무관심으로 훌륭했던 장식들을 서서히 잃어 가게 되었다. 몬테 성은 안드리아(Andria)의 바를레타(Barletta)로부터 남쪽 29㎞ 지점 바위 정상에 우뚝 솟아 주변의 시골마을은 압도하고 있다. 성의 평면 계획은 안뜰을 둘러싼 팔각형 형태이며, 팔각형의 각이 있는 부분에 역시 팔각형 형태의 탑이 붙어 있다. 벽은 화려한 석영 석회암으로 된 거대한 블록으로 건축되었다. 벽면을 휘감은 중간 높이에 돌림띠가 있고 벽면은 내부에 2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다. 각 층에는 일정한 크기의 방이 8개 있으며, 모양은 역시 성과 같은 팔각형이다. 아래층에는 사다리꼴 모양의 방들이 있으며 이 방에는 두드러지게 골이 진 첨두아치의 둥근 천장이 있다. 이 천장은 조각된 기둥들이 떠받치고 있다. 위층은 아래층과 정확히 대응되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더욱 공들여 장식을 하였다. 위층에는 비잔틴 스타일이나 샴페인에서 보이는 여신상 기둥머리로 된 기둥이 천장을 떠받치고 있다. 이 기둥머리는 그리스 대리석으로 만든 3중 원주 위에 얹히는 것이었다. 둥근 천장의 정점은 역시 비잔틴 스타일의 독특한 주두(柱頭)의 장식이다. 각 방에는 기둥의 기단에 대리석 돌림띠 장식이 된 대리석 벤치가 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화장실이나 욕조 시설을 위한 독특한 수압 장치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는 분명한 오리엔트 양식이다. 각 파사드에는 2개의 창문이 있고, 아래층의 창문들은 아치형[정문과 뒷문 입구의 창문은 예외]이며, 위층의 창문들은 양쪽이 만나는 첨두아치[pointed arch] 모양이다. 팔각형 탑에는 좁은 화살 구멍이 나 있으며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서 명령을 내리기 좋게 계획적으로 건축되어 있다. 내부에는 계단과 관리실도 갖추어져 있다. 산호 각력암으로 만든 정문은 첨두아치로 프레임 된 고전 양식의 개선문의 형태를 재현했다. 한 위대한 학자는 이 정문을 ‘르네상스 시대의 서곡[sort of prelude to the Renaissance]’이라고 표현했다. 건물을 통해 동양에 기원을 둔 양식들과 아름답고 완벽하게 융합된 여러 요소들, 그리고 대리석과 모자이크의 사용한 다양한 요소들이 수세기를 거치면서 무관심과 반달리즘으로 사라져 갔다. 성 외곽, 해자, 마구간, 부엌, 창고, 예배당 등 그 당시의 일반적인 군사 건축물에서는 별다른 특징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와는 달리 몬테 성은 수학적・천문학적 도면과 철저함, 북부 유럽의 시토회 건축에서 유래된 건축 요소들, 그리고 우마야드 왕조의 ‘사막의 성[desert castles]’과 동양과 북아프리카에서 유입된 요새화 수도원 등 고전적 양식의 문화적 요소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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