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351)/ 이탈리아

 

수 누락시 디 바루미니(Su Nuraxi di Barumini; 1997)

 

 

 

 

 

 

 

 

 

 

 

 

  

 

 

 

 

 

 

 

 

 

 

   샤르데냐 주[Sardinia] 메디오캄피다노[Province of Medio Campidano]에 위치한 수 누락시(Su Nuraxi) 디 바루미니는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누라기(nuraghi; 돌탑 형태로 이와 유사한 것은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라는 돌탑 유적이다. 누라기는 기원전 제2천년기 동안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특수한 종류의 방어용 구조물로 사르데냐 섬에 있다. 이 돌탑 구조물은 상부가 잘려진 원뿔 모양으로, 내부에는 코벨 아치형 지붕[corbel-vault]이 있는 방이 있다. 500년 경 카르타고의 영향력 속에서 확장된 바루미니에 있는 이 복합 구조물 단지는 선사시대 건축물로서 가장 정교하고 완전한 사례이다.

   샤르데냐의 누라기, 그중에서도 출중한 사례인 수 누락시는 선사시대 사르데냐 섬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창의적・혁신적 기술을 이용하여 건설한 것이다. 수 누락시는 당시 사람들이 건축을 통해 정치적・사회적 상황에 대응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청동기시대 중후반기인 기원전 1500~기원전 800년경에 샤르데냐에서는 독특한 형태의 건축술이 발달하였다. 즉, 상부가 잘려진 원뿔형 돌탑이 건축되었는데 이 방어용 돌탑의 내부에는 코벨 아치형 지붕의 방이 있다. 바루미니에 있는 돌탑은 중앙의 탑을 중심으로, 거대한 탑 4개가 돌 벽으로 연결되어 울타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 돌탑을 거점으로 해서 주변 마을이 발달했는데 마을에는 작은 원형의 돌로 지은 집들이 있다. 샤르데냐에 누라기가 건설된 정확한 연대는 탄소 연대 측정을 통한 결과와 종래의 고고학적 층위학 연구에 있어 견해 차이가 있어서 학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논쟁거리이다. 그러나 코벨 아치형 지붕은 미케네 문명의 원형 무덤의 영향으로 보여 오늘날에는 누라기의 건설 연대를 더 이른 시기로 보고 있다. 바루미니에 있는 중앙의 탑의 건설 연대는 기원전 제2천년기 말경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중앙의 방어용 구조물은 하나의 일가나 씨족에 의해 건설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샤르데냐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고 계급이 형성되면서 사회적 방어 목적으로, 따로 떨어져 있던 탑에 더 많은 구조물을 추가하게 되었다. 샤르데냐가 카르타고의 급습을 당하였던 철기시대 초엽(기원전 10~기원전 8세기)에 바루미니는 방어 공사를 확대하면서 방어를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태의 더 큰 누라기 마을은 해상 공격에 취약한 해안이나 섬 동쪽의 넓은 해안 평원에 있다[수 누락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시기 바루미니와 그 밖의 지역에서는 마을을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중앙의 방어 시설을 중심으로 방어 시설을 강화・확장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스스로 생산 활동을 하며 자급자족하는 공동체였으며, 실제로 작은 도시로 발전해갔다. 기원전 7세기경에는 수 누락시가 카르타고에 의해 약탈당했는데 이때는 방어 공사를 하찮게 여겼다. 어쨌든 주거지로서는 계속되었고, 집의 건축은 다른 양식으로 지어졌다. 기원전 2세기에 로마가 이 섬을 정복한 후에는 대부분의 누라기가 쓸모없어졌다. 그러나 발굴된 유물을 보면 기원후 3세기까지도 수 누락시에 사람들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수 누락시에서 가장 초기에 지어진 누라기는 거대한 중앙 탑이다. 이 탑은 모르타르[벽돌을 접착할 때 쓰이는 흙]를 사용하지 않고 건조한 커다란 돌로 건축된 것이다. 이 탑은 3개의 방을 갖추고 있는데 나선형 계단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 이 탑의 세 번째 방의 돌은 부서져 있다. 내부의 천장은 코벨 아치형 구조이다. 그 구조물은 원래 높이가 최소 18.5m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후에 중앙 탑 모퉁이에 보조 탑 4개를 추가하여 거대한 돌 벽으로 연결하였다. 돌 벽 안에 있는 안뜰은 남동쪽에 바닥면으로 난 좁은 문을 통해 들어간다. 이 문을 후에 막아 버렸기 때문에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내부에서 작동하는 다른 시설을 이용하여 요새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벽들이 차례차례 커지고 강화되면서 동시에 또 다른 울타리가 만들어져 성 주변으로 건설된 내부 건물들을 감싸고 있다. 주변의 집들은 대부분 작은 원형 석조 구조물로서 하나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벽 내부로 의자가 둘러져 있고 지름이 7m 정도로 크다. 이것은 일종의 도시 행정과 관련된 회의실인 것으로 생각된다. 카르타고에 의해 주거지가 약탈되고 방어 시설이 해체된 후 집들은 새로 건설되었다. 이전의 집들과는 다른 형태로 작은 돌을 사용하여 건축하되 내부에는 몇 개의 방을 두었다. 이 집은 여러 곳에서 이전의 방어 시설에 인접해 있거나 그 위에 가로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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