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클로이
    
     한(恨) / 박 재 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낼는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을 몰라, 그것을 몰라! 
    <1962년>
     
    내 사랑은 서러운 노을빛, 감나무를 닮았네 
    

    베토벤 / 피아노 소나타 제8번(비창)2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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