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클로이
    
     사랑의 기교 2 ―라포로그에게 / 오 규 원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그리고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후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까지도 나는
    이 멍청한 후렴에 매달렸다.
    나뭇잎 나무에 매달리듯 당나귀
    고삐에 매달리듯
    매달린 건 나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사랑도 꿈도.
    그러나 즐거워하라.
    이 동어 반복이 이 시대의 유행가라는
    사실은 이 시대의
    기교가 하느님임을 말하고, 이 시대의
    아들딸이 아직도 인간임을 말한다.
    이 시대에 가장 아름다운 기교, 나의 하느님인 기교여. 
    <1978년>
    

    '사랑'은 멍청한 말…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기교

    Edward Elgar / 사랑의 인사(Salut d`amour) O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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