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상진
    
     거미 / 김 수 영 
    
    내가 으스러지게 설움에 몸을 태우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 으스러진 설움의 풍경마저 싫어진다. 
    나는 너무나 자주 설움과 입을 맞추었기 때문에 
    가을바람에 늙어가는 거미처럼 몸이 까맣게 타버렸다. 
    <1954년>
     다가올 설움을 알기에 더 악착같이 사랑하리  
    

    사랑 / 백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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