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상진
    
     찔레 / 이 근 배
    
    창호지 문에 달 비치듯
    환히 비친다 네 속살꺼정 
    검은 머리칼 두 눈 
    꼭두서니 물든 두 뺨 
    지금도 보인다 낱낱이 보인다 
    사랑 눈 하나 못 뜨고 헛되이 흘려버린 불혹 
    거짓으로만 산 이 부끄러움 
    네게 던지마 피 걸레에 싸서 
    희디흰 입맞춤으로 주마 
    내 어찌 잊었겠느냐 
    가시덤불에 펼쳐진 알몸 
    사금파리에 찔리며 너를 꺾던 
    새순 돋는 가시 껍질 째 씹던 
    나의 달디단 전율을 
    스무 해전쯤의 헛구역질을 
    <2004년>
    
    어찌 잊으리, 첫사랑의 '달디단 전율'을 
    

    Le Temps Des Fleurs / Dal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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