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클로이
    
     사랑의 역사 / 이 병 률 
    왼편으로 구부러진 길, 그 막다른 벽에 긁힌 자국 여럿입니다
    깊다 못해 수차례 스치고 부딪힌 한두 자리는 아예 음합니다
    맥없이 부딪혔다 속상한 마음이나 챙겨 돌아가는 괜한 일들의 징표입니다
    나는 그 벽 뒤에 살았습니다
    잠시라 믿고도 살고 오래라 믿고도 살았습니다
    굳을 만하면 받치고 굳을 만하면 받치는 등 뒤의 일이 

           내 소관이 아니란 걸 비로소 알게 됐을 때

     마음의 뼈는 금이 가고 천장마저 헐었는데 문득 처음처럼 심장은 뛰고

     

     내 목덜미에선 난데없이 여름 냄새가 풍겼습니다

 

       *********

 

     '상처'에 아픈 나, 그래도 심장은 또 뛰네

     

                     Always  /  Chris Spheeris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