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클로이
    
     열애 / 신 달 자 
    손을 베었다
    붉은 피가 오래 참았다는 듯 
    세상의 푸른 동맥속으로 뚝뚝 흘러내렸다 
    잘 되었다
    며칠 그 상처와 놀겠다 
    일회용 벤드를 묶다 다시 풀고 상처를 혀로 쓰다듬고 
    딱지를 떼어 다시 덧나게 하고 
    군것질하듯 야금야금 상처를 화나게 하겠다 
    그래 그렇게 사랑하면 열흘은 거뜬히 지나가겠다 
    피흘리는 사랑도 며칠은 잘 나가겠다 
    내 몸에 그런 흉터많아 
    상처가지고 노는 일로 늙어버려 
    고질병 류마티스 손가락 통증도 심해 
    오늘밤 그 통증과 엎치락 뒤치락 뒹굴겠다 
    연인몫을 하겠다 
    입술 꼭꼭 물어뜯어 
    내 사랑의 입 툭 터지고 허물어져 
    누가봐도 나 열애에 빠졌다고 말하겠다 
    작살나겠다. 
     
    <2007년>
    

     

    상처처럼 온 당신… 그리움으로 욱신거린다

    Laura / Ace Cannon(미국,1934~ ) / Saxo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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