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잠결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동물인지 새인지 뭔가에 심히 시달리며 괴로워하는 소리이다.

동물이라곤 개나 도둑굉이 외엔 별로 익숙하지 않은 나는야 다운타운 걸~

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는게 바로 창문 앞에서 뭔일이 있나보다.

잠이 확 달아나,밖에 나가 보았다.

 

헐~

내가 지금 잠이 덜 깻나?

까치 두마리가 다른 한마리를 엎어 놓고 말그대로 뒤지게 패고 있는 거시어따.

정말이지,UCC에나 올라올만한 엽기 동영상감이다.

그동안 내가 가진  새의 이미지는.....

가을녁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들의 협동심과,새로운 부리를 갖기 위해

낡은 부리를 스스로 뽑아 버리는 고통을 감내해서 70년을 산다는 때로는

인간보다 더 감동적인 솔개 이야기등 물론,조류계에도 뻐꾹이처럼

남의 둥지에 알을 까놓는 싸가지 읎는 것들도 있다는건 안다.

 

근데,,,,,,

참새도 아니고,

뱁새도 아니고,

울기만 하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고 길조로 칭하던 괸히 좋아했던 까치가

초장부터 대놓고 양아치 짓을 허고 있는 것이다..

 

우린 속은 거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선량한 백의 민족인 우리가,

일개 까치에게 반만년동안 속아 온거다.

이건  쇼크다.

문화적 쇼크도 아니고 생태계의 논란을 가져올만한,,아무튼 쇼크.

 

"야~이 깡패노무시끼들아!"

 

패고 있던 두놈이 날라서 어정쩡하게 옆집 지붕위로 올라선 폼이

 

'야! 너 거기서 꼼짝마!~저 인간 들어가면 넌 주거쓰~'그러는거 가따.

 

어쩌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서있다가 들어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잠시뒤,,또 소리가 들린다.

다시 나갔다.

이번에는 옆집 마당으로 날라가서는 어린놈을 부리로 쪼아대면서 패는거시다.

저것들이 작작좀 패지,,아주 애를 잡네 잡어.

 

첨엔 눈에 보이는대로 맞는 놈이 불쌍하기만 했는데,

동물들이야 본능대로 움직이고,약육강식에 의해 먹고 먹히는게

그들의 생리라 내가 몰랐다 뿐이지 당연한 일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님 한놈이 눈치없이 다른놈 여친한테 꼬릴 쳤나?

그것도 아님,두놈이 나쁜 놈이 아니라 조류계의 정의사회 구현을 몸소 실천하던 중이었던지,,

 

어쩐지,,

한참이 지나고 나서도 두놈들이 계속 뭐라고 조잘댄다..

"지지배배 지지배배"=>'아놔~저 인간 잠이나 자지 왜 끼어든다냐?'

'쫑알 쫑알쫑알...'=> '내 말이,,담에도 눈치없이 끼어들면 확 쫘버려야지..'

뭐 그런거 같은 느낌이 확 들면서,,

갑자기 히치콕(?) 감독의 새라는 호러물 영화가 생각이 난다

소름이 끼쳐서,이불  뒤집어 쓰고 다시 잤다.ㅋㅋ

아침 초장부터 새한테 무시나 당허고 왜 산다냐 나는.

 

~~위의 글은 중여동 알방의 해피님이 쓴글을 그대로 옮겼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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