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어둠이 되는 사랑 / 긴머리 소녀**
한때는 봄으로 다가왔던 그대가 오늘은 
가을빛처럼, 쓸쓸함으로 머물고..
한때는 바라만봐도 기쁨으로 찾아왔던 
그대가 오늘은 슬픔이 되어 
내 가슴을 적시고
한때는 빛이 되어 어둠을 몰아 주더니
오늘은 그림자가 되어 어둠속에 묻히게 하고
한때는 죽어도 못잊을 사람으로 
나를 굳게 붙잡아 주더니
오늘은 죽어도 잊어야지하고
나를 풀어 주는 사람으로
곁에 서 있네요....
남의 정원에 예쁘게 핀꽃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절대로 마음에 도둑이 들어서
꺽지 않겟다고 결심했는데...
금지된 사랑은 날마다 고통으로
나를 이끌고 하늘끝까지 달려 갑니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행복의 동산에는
내가 낄 자리가 없음이 더욱
나를 초라하게 만듭니다...
절제함으로 무장된 그대의 냉정함에는
내 마음은 사막으로 돌변하게 만듭니다..
미소년처럼, 예쁘게 웃어주던 
그대 모습 이젠 지우렵니다...
따스한 그대 체온 언제나 느끼게 하던
내 손을 잡아주던 기억
이젠 잊으렵니다...
등 돌리며 돌아 설 때 다시 만나겠지 하고
기다리던 마음 이젠 접으렵니다...
다음 세상에서 해후하지고 했던 약속
이젠 취소하렵니다...
현실에서..꿈속에서..상상속에서..
그대를 담아뒀던 추억의 창고를
이젠 부수려 합니다...
남모르게 가슴앓이했던 그대 향한 
그리움들 이젠 무덤속에 묻으렵니다..
당신이 아니면 누구도 앉히지 않았던
자리에 이젠 다른 사람도 않히렵니다..
당신이 미워지기전에
당신을 떠나렵니다....
당신을 더 사랑하기전에
당신을 놓으렵니다....
날마다 일기장에 주인공이 되었던
당신의 기록을 이젠 태우렵니다...
해지는 저녁에는 마음의 빗장을 열어 놓고
그대 오려나 서성이던 발걸음
이젠 멈추렵니다...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다는 시인의 노래는
내게는 아프고 아픈 슬픔으로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겁니다...
계절이 몇번 바뀌어야 그대 생각을
기억속에서 잘라낼지 모르지만
망각의 강이 나를 부르리라
믿으렵니다....
꽃피는 봄이든지 파도치는 해변에서든지
낙엽 구르는 어느 거리에서든지
하얀 눈 내리는 어느 산장에서든지
스칠 때 고개 돌리지 말고
하얗게 서로에게 미소지를 수 있게 되길 바라며
영원히...영원히...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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