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상진
    
    그대에게 가고 싶다 / 안 도 현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워 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 때까지는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 마리 튼튼하고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1991년>
    

    사랑이란 그대의 앞이 아닌 옆에 서는 것

    Je t aime Mon Amour(사랑하는이여)/ Richard Clayde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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