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상진
      
       사랑은 야채 같은 것 /  성 미 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인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2003년>
       그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변하겠습니다 
      


      Mexican girl / Smok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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