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화유산(337)/ 이탈리아

 

산 지미냐노 역사 지구(Historic Centre of San Gimignano; 1990)

 

 

 

 

 

 

 

 

 

 

 

 

 

 

 

 

 

 

 

 

 

 

 

 

 

 

 

 

 

 

 

 

 

   ‘아름다운 탑의 도시[delle Belle Torri]’로 알려진 산 지미냐노는 피렌체에서 남쪽으로 56㎞ 떨어진 지점의 토스카나 주[Tuscany] 시에나 현[Province of Siena]에 있다. 이곳은 로마를 왕래하는 순례자들이 거치는 프란치제나 길[Via Francigena]의 연결 지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도시를 지배했던 귀족 가문들은 그들의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약 72채의 고층 주택을 세웠는데 이 중 몇몇은 높이가 50m에 달했다. 현재는 그 중 14채의 건물만 보존되어 있지만 산 지미냐노는 봉건 시대의 분위기와 형태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으며, 또한 14, 15세기 이탈리아 예술의 걸작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산 지미냐노는 광장, 거리, 주택, 궁전, 우물, 분수 등 전형적인 도시 생활을 보여 주는 모든 구조물들이 좁은 지역 안에 모여 있다는 점에서 중세 문명의 우수한 증거를 간직하고 있다. 산 지미냐노는 피렌체에서 56㎞ 남쪽의 델사 계곡[Val d'Elsa]에 있다. 이곳의 성벽과 요새화된 가옥은 에트루리아 지역 경관의 심장부에서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형성한다. 산 지미냐노는 로마를 왕래하는 순례자들이 거치는 프란치제나 길의 중요한 연결 지점이었다. 이곳은 원래는 볼테라 주교의 관할 지역이었으나 1199년에 처음으로 행정관이 주재하게 되면서 독립하였다. ‘아름다운 탑의 도시’로 알려진 이 자유 도시는 1353년까지 오래도록 번성하였으나 이후 피렌체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1262년에는 2177m 둘레의 성벽이 이 소도시를 둘러쌌고, 후에 5개의 원통형 망루가 성벽에 증설되었다. 교황을 지지하는 아르딩헬리(Ardinghelli) 가와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지지하는 살부치(Salvucci) 가문이 이 도시를 지배하였다. 서로 경쟁하는 이 두 가문이 사이에는 분쟁이 끊임없이 계속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72채의 고층 주택을 건설했다. 이 중 14채가 아직까지 보존되어 있으며, 쿠그나네시(Cugnanesi) 주택은 예전의 프란치제나 길[산조반니 길] 쪽에 있고, 페시올리니(Pesciolini) 주택은 산 마테오(San Matteo) 길 쪽에 있다. 당시에는 1225년에 제정된 건축 제한 규정이 있었는데 건축물의 폭은 양팔 너비의 12배를, 앞뒤 길이는 양팔 너비의 24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이었다. 그런데 유서 깊은 카스텔로(Castello) 길에 있는 프란체시 체카렐리(Franzesi-Ceccarelli) 대저택은 이 같은 건축 제한 규정을 교묘하게 피하려고 비대칭적인 파사드(facade)를 건축하였다. 도시는 치스테르나(Cisterna) 광장과 두오모(Duomo) 광장의 두 주요 광장을 빙 둘러서 발달하였다. 삼각형의 치스테르나 광장 중앙에는 아름다운 우물이 있다. 광장은 고층 주택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광장의 서쪽에는 아르딩헬리(Ardinghellis) 가의 쌍둥이 탑이, 남쪽에는 베누치스(Benuccis) 탑과 로돌피(Rodolfi) 저택, 라치(Razzi) 궁이 있고, 북쪽에는 코르테시(Cortesi) 궁이 있다. 두오모 광장은 13세기 후반에 더욱 복잡한 형태로 배치되었으며, 공공건물 및 개인 기념물 대다수가 이곳에서 발견된다. 서쪽에는 산타마리아 아순타(Santa Maria Assunta) 성당이 있다. 동쪽에는 로그노사(Rognosa) 탑과 치기(Chigi) 탑이 있는 건물이 세워져 있다. 이 건물은 1239년에 행정관의 궁전으로 건설되었으며, 나중에 여관으로 개조되었다가 이후 극장으로 바뀌었으나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남쪽에는 포폴로(Popolo) 궁과 54m 높이의 그로사(Grossa) 탑이 있으며, 그로사 탑은 북쪽에 있는 살부치 가의 쌍둥이 탑을 마주 보고 있다. 산 지미냐노 역사 지구에는 14, 15세기 이탈리아 예술 걸작들이 본래 건축물에 설치되었던 상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대성당에는 타데오 디 바르톨로(Taddeo di Bartolo)가 1393년에 그린 프레스코 벽화, <최후의 심판[Last Judgment]>과 <천국과 지옥[Heaven and Hell]>, 베노초 고촐리(Benozzo Gozzoli)가 그린 <성 세바스찬의 순교[Martyrdom of St. Sebastian]>, 도메니코 기를란다요(Domenico Ghirlandaio)가 그린 <성 피나의 장례식>과 <성 요한 세례당의 수태고지>와 같은 훌륭한 벽화들이 있다. 이 외에 성 세바스찬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묘사한 베노초 고촐리의 거대한 벽화도 아름답고 훌륭한 작품이다. 포폴로 궁에 있는 행정관의 사무실을 장식한 벽화는 멤모 디 필리푸초(Memmo di Filippuccio)가 산 지미냐노 시의 의뢰를 받아 1303년에 그린 것이다. 가정 내의 세부적인 면까지 묘사된 이 벽화는 14세기 초기의 일상생활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모방되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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