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이상진
    
    혼자 가는 먼 집 / 허 수 경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그래서 불러봅니다 
    킥킥거리며 한때 적요로움의 울음이 있었던 때,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것을 이만큼 살아옴의 상처에 
    기대, 나 킥킥……, 당신을 부릅니다 단풍의 손바닥, 은행의 두 
    갈래 그리고 합침 저 개망초의 시름, 밟힌 풀의 흙으로 돌아감 
    당신……, 킥킥거리며 세월에 대해 혹은 사랑과 상처, 상처의 
    몸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이 나에게 기대와 저를 부빌 때 당신……, 그대라는 자연의
    달과 별……, 킥킥거리며 당신이라고……, 금방 울 것 같은 
    사내의 아름다움 그 아름다움에 기대 마음의 무덤에 나 벌초하러 
    진설 음식도 없이 맨 술 한 병 차고 병자처럼, 그러나 치병과
    환후는 각각 따로인 것을 킥킥 당신 이쁜 당신……, 당신이라는 
    말 참 좋지요,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참혹……, 그러나 킥킥 당신   <1992년>
    

    당신을 부르는 것이 또 한번의 상처임을…

    Just Show Me How To Love You / Sarah Bright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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