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 씨 / 정 지 용
해바라기 씨를 심자.
담모퉁이 참새 눈 숨기고 
해바라기 씨를 심자. 
누나가 손으로 다지고 나면 
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 
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우리가 눈감고 한밤 자고 나면 
이슬이 내려와 같이 자고 가고, 
우리가 이웃에 간 동안에 
햇빛이 입 맞추고 가고. 
해바라기는 첫 시악시인데 
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 
고개를 아니 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 
소리를 꽥! 지르고 간 놈이―
오오 사철나무 잎에 숨은 
청개구리 고놈이다. 
(1939) 
참새 몰래 심은 씨앗… 청개구리가 엿보네 
장석주·시인 


   보리수 / �쳐 소년 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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