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는..


무더운 여름내내 가을 이라는 단어는 오지 않을줄 알았다.

시월이라는 달력에 오는 너는 '콩레이'(태풍)로 스쳐 지나간다.


무더움에 묻어버린 사랑 이라는 말..

무더움에 전하지 못한 그리움이라는 단어..

무더움에 가슴 한켠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보고 싶단 생각..


가을 잎새에 조용히 물 들어가는 고운 색..

그리움이라는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는데 

하나 둘씩 살점과 손발을 떼어내 버리고 우수수 서둘러 옷을 벗는다.

그렇게 떠나가는 나의 시월은 앙상한 가지에 단풍잎 몇개만 매단 채 11월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마음에는 자주색 붓꽃과 빨간 장미, 그리고 노란 해바라기가 자리 하지만...

눈에 보이는 시월은 조금만 건드려도 옷을 벗는 여린 몸뚱아리다.


시월은...

사랑한다는 말 하지도 못했는데 흰 무명에 고운색 들이는 중...

한바탕 무서리에 사시나무 떨듯 고운 옷 훌훌 버리고 가버린다..


이제...

고운 색은 마음 한구석에 얌전히 숨겨

마지막 달력의 끝자락까지 가장 깊은 곳에 간직해야지...


시간은 거슬러 갈 수 없는것...


새해가 오면

웃음으로만 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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