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 기상청 블로그
"볼리비아?"
중남미의 익숙한 나라들 브라질, 아르헨티나, 쿠바 등과 달리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곳. 볼리비아.
여러 詩와 문학에 나왔던 티티카카 호수.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라는 우유니 소금 사막.
이런 유명 관광지들이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눈으로 보이는 것보다 깊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삶이 더 감동과 영감을 주게 마련이지요.
볼리비아를 한 줄로 설명한다면?
'남미의 심장'이라 불리는 볼리비아.
남미 대륙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는
한반도의 5배에 달하는 넓은 땅,
그리고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땅입니다.
'세계에서 공식 언어가 가장 많은 곳'
'세계 최다 쿠데타 발생 국가'
'혁명가 체 게바라가 최후를 맞이한 곳'
'남미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을 탄생시킨 나라'
'인구 절반이 농사를 짓는 농민의 나라'
그리고... 안데스 산맥에 쌓인 만년설만큼 많은 이야기들.
그곳을 찾아가기 전에
볼리비아를 품고 있는 중남미가 어떤 곳인지
이번 '티티카카' 사진전 도록을 살짝 들춰 보겠습니다.
" 불멸의 시와 노래가 흐르는 대륙 중남미
작은 밀알과 감자와 풀잎에도,
강한 태양과 세찬 바람에 그을린 농부의 얼굴에도,
밥상을 차리는 어머니의 손길에도,
이 땅에는 삶과 인간의 영혼에 대한
강렬한 낭만이 깊이 뿌리 박고 있다.
무엇보다 이곳은 영원한 '혁명의 땅'이다. "
'신대륙 발견'이라는 정복자의 관점으로
오직 콜럼버스 '이전'과 '이후'로만 구분되곤 하는 이 거대한 대륙은
스페인의 5백 년 식민지배, 내란과 쿠데타, 민주화 이후까지도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으로 고통받아왔다.
그러나 그보다 더 오래된
안데스 8천 년의 역사와 전통의 힘으로 저항을 이어왔으며,
하늘에 빛나는 별만큼 많은 혁명가들이 스러져 흰 뼈로 묻혔다.
오늘도 대지를 스치는 바람에서는 피묻은 씨알의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한때는 그 노래가 세계 젊은이들의 심장을 뜨겁게 뛰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중남미에서 탄생한 스포츠 스타의 이름이
먼저 떠오르는 '혁명이 사라진 시대'에
박노해 시인이 마지막 종자처럼 담아온
중남미 사진은 전혀 새롭지만 낮설지 않은,
우리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과 얼굴을 마주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 박노해 볼리비아 사진전 <티티카카>展 도록 | 전시 소개글 중
글. 윤지영(나눔문화 연구원, 글로벌 평화나눔 팀장)
세계에서 공식 언어가 가장 많은 나라
![](http://postfiles1.naver.net/20140715_256/racafe_1405408046343mM3CR_JPEG/7906985544_38a94b6957_c.jpg?type=w2)
볼리비아의 공식 언어는 36개.
식민지배의 흔적인 스페인어를 비롯해
케추아어, 아이마라어, 과라니어 등 다양한 원주민들의
언어와 문화가 살아있고, 나름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의 정식 이름은
볼리비아 다민족국(Plurinational State of Bolivia) 입니다.
아이마라, 케츄아, 모헤뇨, 차파코, 과라니, 치키타노, 유라카레 등 원주민들부터
스페인, 독일, 영국, 미국계 백인, 흑인, 동양인, 혼혈까지
오랜 역사의 운명으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남미에서 가장 늦게 독립한 나라
'백색도시'라고 불리는 볼리비아의 제 2의 수도 수크레(sucre), 볼리바르와 수크레가 이곳에서 독립선언을 했다.
1538년부터 시작된 스페인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미에서 가장 먼저 독립운동을 시작했지만,
스페인은 가장 자원이 풍부한 이곳을 그냥 넘겨주지는 않았습니다.
격렬한 독립전쟁 끝에, 남미 독립의 영웅이라 불리는
시몬 볼리바르와 안토니오 호세 데 수크레가 1825년 8월 6일,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시몬 볼리바르의 이름을 따
지금의 '볼리비아'가 되었습니다.
세계 최다 쿠데타 발생 국가
1825년 독립 이후 1981년까지 총 193번의 쿠데타가 일어났던 볼리비아.
'자고 일어나면 정권이 바뀌는 나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군부독재와 부패가 심각했던 곳입니다.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했지만,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백인 대지주와 광산주였고, 그들 간의 권력투쟁에
세계 2차 대전 이후 남미로 이주한 독일 우익세력,
미국과 영국까지 중남미 정치공작에 가세하며
볼리비아는 끝없는 혼란을 겪어왔습니다.
혁명가 체 게바라가 최후를 맞이한 곳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간직하자"
생각있는 많은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체 게바라.
쿠바혁명을 완수한 그는 안주하지 않고
군부독재에 시달리던 볼리비아 해방에 뛰어듭니다.
그러나 1967년 10월 9일 미국이 가세한 볼리비아 정부군에게 잡혀
서른 아홉의 나이로 총살당합니다.
권력과 영예로 오를 것인가,
정의와 사랑으로 더 낮은 곳으로 갈 것인가
박노해 시인이 담아온 <체 게바라의 길>이라는
제목의 사진에서 그 마음을 느껴보시길.
남미에서 빈부격차가 가장 심각한 땅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천만 명에 가까운 인구 중에 단 400명이
농지, 광산 등 생산성 있는 토지의 70%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외세의 개입과 정권의 부패 속에
의료, 미디어, 교육, 물, 토지, 자원, 교육 등 삶의 모든 것이
시장에 팔려나가고, 기업의 소유가 되기도 했지요.
2006년부터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천만 명의 인구 중
60%가 빈곤층인 볼리비아의 가장 큰 숙제는 가난입니다.
원주민이 대다수인 토박이의 대지
볼리비아는 국민의 60% 이상이 원주민으로,
1만 2천여 개에 이르는 원주민 마을 공동체가 살아있습니다.
이 공동체는 500년에 가까운 식민점령과 군부독재에도
원주민들의 삶을 지키고 저항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었습니다.
1781년 스페인 식민 정부에 맞서 저항을 이끌었던
아이마라족 혁명가 '투팍 카타리'는 붙잡혀 처형당하며
마지막 말을 남깁니다.
"당신은 그저 나 하나를 죽일 뿐이다.
나는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때의 나는 혼자가 아니라 수백만 명이 될 것이다."
2003년에도 물 민영화에 저항하는 '코차밤바' 시위 등으로
그들의 터전을 지켜내는 등, 투팍 카타리의 말처럼
원주민들은 끝없이 저항으로 터전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남미 최초의 원주민 대통령을 탄생시킨 나라
잉카의 유적 티와나쿠에서 대통령 취임식을 연 에보 모랄레스 ⓒ로이터 / 데이비드 메르
스페인 식민점령 이후 470여 년 만에 볼리비아는 원주민 지도자를 맞이합니다.
광부의 아들, 코카 농사를 짓던 원주민 에보 모랄레스는
2006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헌법 개정을 통해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원주민 권리를 되찾는 정책을 실시합니다.
잉카 원주민의 상징인 위팔라와 수십 개의 원주민 언어가
나라에서 인정을 받은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약탈의 시대는 갔다"는 선언과 함께
민영화되었던 국가 기반 자원을 국영화하여 그 수익으로
복지정책과 토지개혁 등을 진행합니다.
수많은 안데스 원주민들이 모인 취임식 자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투팍 카타리와 체 게바라가 우리에게 물려준 투쟁은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
이 투쟁은 부자가 가난한 자들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투쟁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형제 자매들이여, 여러분 모두가 대통령입니다."
인구 절반이 농사를 짓는 농민의 나라
티티카카 호수를 둘러싼 해발 5천 미터의 높은 고산지역부터
그 아래로 따라 흐르는 너른 평원까지
옥수수, 감자, 끼누아(퀴노아), 밀알, 코카 등을 심고
기르며 아이를 낳고 노래하며 살아온 사람들.
이 지구와 타인에게 조그만 해악도 주지 않으면서
가난과 결핍 속에서도 작은 감자알 하나에까지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 Graicias a la vida' 삶에 대한 감사를 바치는 사람들.
숱한 이야기 속 한 줄, 한 줄의 행간에 담긴
고난을 넘어 또 다른 삶을 시작하는
볼리비아 사람들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야기에 빠져들어서
혹은 스크롤을 북북 내리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이 글을 꼼꼼히 읽으셨다고 해도
박노해 볼리비아 사진전 <티티카카>展에서
전혀 다른 새로운 얼굴과 이야기를 만나게 되실 겁니다^^
만년설산이 빛나는 티티카카 호수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결에
내 안의 숨은 빛이 깨어나는 시간,
'혁명의 땅' 볼리비아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가보고 싶은 여행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볼리비아, 티티카카, 태양섬... (0) | 2014.09.02 |
---|---|
페루, 볼리비아 여행기..티티카카, 태양섬 트래킹 (0) | 2014.09.02 |
대마왕의 남미여행기(티티카카, 태양섬) (0) | 2014.08.28 |
양쌤의 초등사랑...글 보기 (페루부터.~~~~) (0) | 2014.08.28 |
우유니근처지도 (0) | 201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