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이 타는 가을강(江) /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江)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와 가는, 
소리죽은 가을강(江)을 처음 보것네.
<1962년>    

 
A Love Idea / Mark Knopfler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