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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天古)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39년>


From The New World - Tol & 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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