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


    우리가 물이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큰 나무와 함께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녁엔

    저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홀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된 뼈 하나가

    세상의 불타는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만리(萬里)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 푸시시 불꺼지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울 때는 인적(人跡)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1971>

    Why Worry / Charlie Landsborough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