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詩 100편
** 사라진 손바닥 / 나희덕[현대시인100명 애송詩100편중 30편]**
봄이오다
2008. 2. 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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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처음엔 흰 연꽃을 열어 보이더니 다음엔 빈 손바닥을 푸르게 흔들더니 그다음엔 더운 연밥 한 그릇을 들고 서있 더니 이제는 마른 손목마저 꺽인 채 꺼꾸로 쳐박히고 말았네 수많은 창(槍)을 가슴에 꽃고 연못은 거대한 폐선처럼 가라앉고 있네 말 건네려 해도 손 잡으려 해도 보이지 않네 발밑에서 떨어진 밥알들 주워서 진흙 속에 심고 있는지 고개 들지 않네 백 년쯤 지나 다시오면 그가 지은 연밥 한 그릇 얻어먹을 수 있 으려나 그보다 일찍 오면 빈 손이라도 잡으려나 그보다 일찍 오면 흰 꽃도 볼 수 있으려나 회산에 회산이 다시 온다면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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